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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종의 기원 by 하태규
종의 기원
1. 이 책은 나의 인생에서 ‘12년부터 ‘17년을 잘 설명해준다. 근 5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진화에 미쳐서 공부한답시고 전역후 첫 단추를 생뚱맞은데서 꿰고 여기저기로 복잡한 실타래를 거쳐서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실, 진화에 미쳤을 때 친구가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렇게 설쳤으면서 이후로도 꽤 오랫동안 가장 기본적인 책도 안 봤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2.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읽어보고 드는 생각은 ‘내가 다 알던 내용이네’.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진화라는 개념이 다윈이 약 150년전쯤에 세웠던 내용들에 여전히 기초를 두고 있다는 말이다. 천재들은 괜히 천재로 추앙받는 것이 아니다.
3. 한 인간이 살면서 이렇게 많은 생명체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는 / 관찰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4. 진화에 대해 나에게 물어보면 나는 개뿔도 모른다. 일단,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고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다. 랩에 있을때, 논문 몇 개 끄적거려 봤지만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론은 누구든 교양서를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저, 이 생명체들이 왜, 어쩌다 생겨났는지, 생겨난 과정을 사람들이 어떻게 설명하는지 정도의 궁금증만 있으면 된다.
5. 초판본은 다음 판본들에 비해 자기 주장에 대해 소신있게 말하는 판본이라 굉장히 시니컬하다.
6. 다윈은 <점진적인>, <미세한>이라는 단어에 강박증 가진 인간이 분명하다. 점진적으로 미세하게 페이지마다 <점진적으로><미세하게>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점진적으로 미세하게 사람 미치게 만든다. 점진적으로 미세하게 죽은 인간이 확실하다. 그래야 점진적이고 미세한 마무리다. 점진적이고 미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