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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동양인은 모나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by 정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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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동양인은 모나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by 정낙용
동양인은 모나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두 저자가 박물관에서 명화들을 감상하며 나누는 대화체의 책이다.
나는 제목만 보고 심리학 책인 줄 알았는데 그냥 미술을 주제로 한 수필식 책이었다.
책 제목에 대한 답이 궁금했는데 모나리자를 보며 하는 생각은 아래와 같았다.
1. 서양인은 '모나리자는 누굴까?'라는 느낌에서 '나는 누굴까?'를 묻게 된다.
2. 서양인은 모나리자의 시선에서 '너와 대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읽어내고 동양인은 관람객이 모나리자를 관찰하는 게 아니라 모나리자가 관람객을 관찰하는 것처럼 느낀다. 혹은 성적으로 유혹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동양에서는 낮은 위치의 사람이 높은 위치의 사람과 시선을 잘 못 마주치고 이성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시선을 보내지 않으므로)
3. 모나리자의 흐린 배경(이를 스푸마토 기법이라고 한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이것은 모나리자의 정신을 상징할 수도 있다.
4. 모나리자는 귀부인도 아니며 영웅도 아니며 순교자도 아니다. 역사적 의미도 없고 성경의 의미도 없고 정치의 의미도 없다. 평범한 사람이 우상이 되는 작품인 의의가 있다.

이상의 내용에 대한 나의 생각은:
1. 과연 이 두 사람의 의견을 동양인과 서양인을 각각 대표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을까? 서양인의 관점이라고 하는 부분은 내가 서양인이 아니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동양인의 대표성을 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인은 모나리자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라면 좀 더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사실 그 마저도 좀 아닌 것 같다. 그냥 저자인 우 선생 개인의 감상으로 여기는 게 맞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2. 서양인의 사고적 특징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그 특징 중 많은 부분은 근대성의 특징이라 할 수 있지 지리적이나 문화적으로 동서양을 갈라서 볼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3. 유럽인들이 근대 이후 세계의 정치와 경제와 사상계를 이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경제와 산업은 더 앞서 있고 오늘 시대의 표준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서양인의 사상과 방식이 모두 선진적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공저자 중 크리스틴 카욜이 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었다. 비록 오늘날 합리적이고 유익한 질서를 만들어낸 유럽인들의 사상이긴 하지만 동양이 근대 경쟁에서 밀린 것은 결코 그 사상에서 뒤쳐졌기 때문이 아니라 환경과 사태의 총체적 결과이다. 동양 각 문화의 전통이 오늘날에 더욱 유익할 수 있는 것이다. 서양인들이 무의식 중에 갖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의 일면이 꽤 학식을 갖춘 사람에게도 은연 중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공포스럽다.
4. 약간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모나리자를 두고서 나누는 대담은 재미있고 신선하다. 그게 서양인의 관점이어서 동양인인 내가 신선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두 저자가 나와 다른 사람이기에 하는 다른 감상이기에 신선한 것이다.